'16. 06.06(월)_백석과 자야 그리고 법정의 길상사 + 반가사유상 ㅎㅎㅎ

 

 

일요일 저녁엔가 뉴스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 최순우가 사랑했던 문화재전시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현충일에 바로 찾아갔던 국립중앙박물관. 따로 최순우가 아꼈던 문화재만 모아서 전시를 한 것은 아니고, 원래 상설전시장에 해당 문화재 앞에 그가 평했던 코멘트가 적혀있는 것이었다. 어찌됐든, 그 평가에는 문화재를 아끼는 최순우관장의 마음이 녹아들어가 있었다.

 

사실 이보다 국립박물관에 현재 '한일국보반가사유상의 만남'이라는 전시를 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금동반가사유상(국보78호)과 일본의 목조반가사유상이 함께 전시되어 있는 진귀한 전시였다. 같은 반가사유상이지만, 전혀 다른 느낌을 지니고 있다. 금동반가사유상은 곱고, 아름다운 여성적이며 자애로운 느낌이라면, 목조반가사유상은 투박하면서도 근엄한 느낌이다. 둘 다 예술의 극치를 보여주지만, 역시 금동 반가사유상에 더 매료되었다. 정말 '국보'다운 느낌이다. 어떻게 금동을 그렇게 세밀하게 조각하였으며, 선 하나하나의 자연스럽고, 매끄러움이 신비롭다. 역사를 알면서 같이 보면 좋겠지만, 역사에 문외한이다. 그래도 반가사유상 그 모습 그대로, 거기에서 받는 느낌 그대로 좋다.

 

http://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4357949&memberNo=202246&vType=VERTICAL 

 

 

어찌됐든, 최순우라는 이름을 검색하니, 가장 먼저 뜨는 검색어는 한성대입구역(성북동)에 있는 최순우 고택이었다. 그 곳을 찾으려고 했는데, 일, 월은 휴관이라는 소식! 그래도 그 근처에 법정스님이 계셨던 길상사가 있기에 이촌역에서 한성대입구역까지 내친김에 찾아가 보았다. 나도 몰랐던 사실인데, 길상사는 원래 대원각이라는 3대 요정 중 하나였다고 한다. 요정의 주인인 고 김영한(길상화)가 1000억대의 대원각을 법정스님께 희사하였는데, 10년 가까이 법정에 청하여 법정스님이 받아들였다고 한다. 김영한은 또 시인 백석의 연인으로도 유명하다. 백석과 사랑하였으나 신분상의 차이로 연은 이어지지 못하고, 백석이 해방 뒤 북에 머물다가 분단이 되어 둘은 영영 만나지 못하게 되었다. 김영한은 평생 백석의 생일인 7월 1일에는 식사를 하지 않았고, 길상사에 기부된 김영한의 대원각 재산은 시가 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그 많은 재산이 아깝지 않느냐"는 기자의 물음에 김영한은 "천 억은 그 사람(백석)의 시 한 줄만 못하다"고 대답했다고 할 정도로 백석을 그리워했다고 한다. (위키백과 참조)

 

천 억은 그 사람의 시 한 줄만 못하다...

평생을 떨어져 살면서 얼마나 그리웠을지, 얼마나 가슴에 묻으며 살았을지.

 

핸드폰 카메라에 뭐가 묻었는지, 화질이 영 별로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걸어걸어서 나타난 길상사. 마을 버스 탔으면 한 방이었구나!

 

 

 

 

 

 

 

 

"스님의 처소입니다." 길상사는 예전의 역사? 때문인지 조그마한 독채들이 많다. 지금은 스님들의 처소나, 묵언/명상장소로 쓰이는 것 같다.

 

 

 

 

 

 

 

 

법정스님이 앉았던 것 같은 나무의자. 모습이 그려진다. 근데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언젠가 나도 이러한 한옥에 작은 정원을 짓고, 마당엔 저런 작은 나무의자를 놓고 살고싶다. 

 

 

 

 

 

 

 

 

 

 

 

 

 

 

 

 

 

 

 

 

성모마리아상과 닮아있다고 생각했는데, 천주교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길상사이다. 카톨릭조각가의 작품으로 그가 만든 혜화동성당의 성모마리아와도 닮아있다고 한다. 97년 스테파노 김수환추기경이 길상사 개원때 축사를 했고, 98년 법정도 명동성당을 찾아 법회를 했다고 한다. 성모마리아든 관음보살이든 인자하고 자비롭고 평화를 주는 것은 매한가지 똑같다.

 

 

 

 

이건 그냥 길상사 나와서 담벼락의 덤쟁이가 예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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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6.04(토)_아시아 하프페스티발 폐막 콘서트

 

 

https://youtu.be/tJTJQ9Xcd18

 

[John Thomas, Cambria]

 

솔직히 말하면, 하프연주를 감명깊게 듣지는 못했다. 아마 나의 처음이자 마지막 하프연주회가 될 것 같았다.

위의 John Thomas Cambria가 그나마 제일 듣기 좋았고(음... 하프하면 생각나는 음색이랄까),  나머지 곡들은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취향의 문제이겠지. 그래도 하프 독주회는 처음이었고, 색달랐다. 어찌됐든, 악기를 하는 사람들은 멋있다.

 

사실은 하프공연보다는 예술의 전당에서 지금 토요일마다 하고 있는 클래식버스킹과 언제나 좋은 음악분수가 좋았다.

 

 

 

 

다음엔 맥주 한캔 갖고 음악분수 보러와야지.

 

 

 

 

 

 

 

반짝 반짝 빛나는 금빛 하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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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05.29(일)_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만난 고요한 찻집, 란야원(고성)

 

 

참 많이 돌아다니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도, 계속 모르는, 안 가본 곳들이 있다.

분명 어렸을 때 많이 다녔던 곳이라고 하는데도, 지금 가보면 처음 가보는 곳처럼 느껴지는 곳들도 있고.

 

이곳은 정말로 처음 가보는 곳인데, '금강산' '화암사'라는 곳의 란야원이라는 찻집이다. 금강산이라는 이름도 금강산 줄기에 속한 최남단이기 때문에 금강산이고, 정말 자주가는 화엄사와 이름이 유사한 화암사. 뭔가 방문 전부터 친숙함이 느껴지는데, '란야원'이라는 이름은 뭔가 익숙치 않았다. 직접 찾아보니, 蘭若院, 란야(난야)는 고요한 곳이라는 뜻이라는데, 정말 수식어 필요없이 이 찻집은, '고요한 곳' 이다. 마치 서울의 맛집을 대하는 자세로, 자리부터 있는지 공격적으로? 확인했는데, 정말 그 태도가 부끄럽게 너무나 여유롭고 한적한 곳. 아직, 사람들이 많이 알지는 못하는 곳인가보다.  나중에 많이 알려져서, 서울처럼 기다려야 자리가 나고, 떠들썩하게 되면 슬플 것 같다... 란야원 뿐만 아니라, 이 절 자체가 사람들이 아직은 많이 찾지 않는 곳이라 조용하다. 절들은 다 자연과 어우러져 있어서, 종교와 상관없이 찾으면 마음의 평화가 오나보다.

 

어쨌든, 앉아서 아무것도 안하고, 아무말도 안하고 밖만 보고 있어도 고요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고. 진정으로 힐링이 되는 곳이다. 이런 곳을 하나씩 알아갈 때마다 왜 외국에서 힐링할 곳을 찾나, 한국도 너무 좋은 곳이 많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여름 휴가에 해외 어디로 갈 지 비행기 표를 검색하기는 하지만. 이 곳을 떠나 다시 서울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 아쉬웠다.

 

 

 

산 중에 없을 것 같은 곳에 있는, 란야원. 숫바위와 나무숲을 바라보며 차를 마시는 기분이란! 

 

 

 

 

 

 

 

 

 

 

 

 

 

 

 

 

 

 

호박식혜와 대추차를 마셨다. 대추차 맛있었다 ^^

 

 

 

 

 

 

 

 

 

진짜 파아란 하늘

 

 

 

 

 

 

 

 

 

 

 

 

 

 

 

출가를 권장하는 포스터인가? ㅎㅎㅎ 진짜 행복해보이는 스님.

 

 

 

 

화암사 전경. 산 속에 묻혀있는 조용하고 작은 절이다.

 

 

 

조금만 내려가면, 졸졸졸 작은 개울이 흐른다. 숲길을 등산하고 싶었는데, 쪼리를 신고 와서 놓쳤다. 꼭 다시 와야지.

 

 

 

Posted by 돌돌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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