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4.2(토), 나만 알고 싶은 곳_창평 슬로시티, 삼지천 마을

 

 

아침마다 매너는 찾아볼 수도, 기대할 수도 없는 2호선 지옥철을 타고 출근하면서 (돈이 뭐길래...), 나는 사실 여유와 한적함을 정말 사랑한다. 자연이 좋고, 옛 문화유산이 좋고, 조용함이 좋다.

 

곳곳에 남아있는 한옥마을은 이제 관광객들이 점령해버려 거주민들은 더 이상의 자유가 없고, 삶의 일부분이 아닌 정말 대상으로서의 한옥이 되어버려 매력이 없어지고 있다. 심지어, 우리나라 행정 및 문화정책이란 답답하기 짝이 없을 때가 많아서, 문화유적의 날림복원이 허다하고, 엄마 말로는 안동하회마을의 돌담도 보존이 아니라 시멘트로 발라놨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이다...

 

창평 슬로시티, 삼지천 마을은 아직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는지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나도 처음 가봤으니까. 이 마을 그대로를 2006년에 대한민국 등록문화재로 등록하여 보존하고 있다. 진짜 옛날 방식대로를 보존하고 있는 돌담과, 한옥의 기와(몇 몇 집들은 개조하여 양옥식으로 만들어 버렸지만). 전형적인 남도 양반가옥이라는데, 집집마다 한옥과 넓은 마당이 돋보인다.

 

정부차원에서 관리를 잘 하는지, 주민들의 애향심인지 몰라도 길이 정말 깨끗하고, 곳곳에 예쁜 봄꽃(매화, 수선화, 벚꽃, 개나리, 진달래 등등)이 곳곳에 심어져 있어서 이 작은 마을을 산책하는 것만으로 기분이 훨씬 좋아졌다. 제발... 시간이 지난 뒤에 관광객에게 더 알려지더라도 제발 이 마을의 상태가 변질되지 않기를... 매너있는 관광객들로 옛 문화유산이 계속 보존되었으면 정말 간절히 바란다!

 

지금은 집 한 채 내 힘으로 전세구할 수도 없는 경제력이지만, 언젠가 나의 한옥에 대한 로망이 이루어질 날이 왔으면 좋겠다!

 

그리고... 왜 이번에 카메라를 안 가지고 온 건지 ㅠ ㅠ 심혈을 기울여 찍은 핸드폰 사진 몇 장.

 

 

 

▲ 내가 제일 좋아하는 봄꽃인 진달래. 진달래가 희귀해졌다. 저기에서 자전거를 타고 오시던 아줌마의 자전거는.

 

 

 

 

 

▲ 1번 사진의 자전거는 이 사진에서 다시 보이고.

 

 

▲ 초점이 나갔지만, 앞 문 위에 올려진 목각인형이 넘나 귀엽다. 히히

 

 

▲ 정말 오래된 흙돌담과 돌담 옆을 흐르는 깨끗한 개울물

 

 

▲ 돌담벽에 핀 아름다운 수선화 및 아름다운 봄꽃들(▼ 아래)

 

 

 

 

 

 

▲ 쓰러져가는 고정주 고택. 문 앞에 기와낙하 위험이 있으니 조심하라고 써져있다. 뒤에서 앞으로 나오는 문의 지붕에는 기와가 없는 부분도 많다. 정부차원에서 보수공사를 하면 좋을 것 같은데. 너무 너무 아깝다.

 

 

 ▲ 고정주 고택 안쪽. 사람이 아직까지 살고 있나보다.

 

 

  ▲ 300년 이상된 보호수와 마을 면사무소

 

※ 이번에 알게 된 슬로시티에 대한 개념: '유유자적한 도시, 풍요로운 마을' 이라는 뜻의 이탈리아어(cittaslow)의 영어식 표현. 1986년 패스트푸드에 반대해 시작된 슬로푸드 운동의 정신을 삶으로 확대한 개념, 전통과 자연생태를 슬기롭게 보전하면서 느림의 미학을 기반으로 인류의 지속적인 발전과 진화를 추구해 나가야 하는 도시. 슬로시티 가입조건은 인구 5만명 이하, 도시와 주변환경고려한 환경정책, 유기농식품의 생산과 소비, 전통음식과 문화보존의 조건 등 (우리나라 슬로시티: 담양 창평면 삼지천 마을, 완도군 청산도, 신안군 증도, 경남 하동군 악양면, 예산군 대흥면, 전주 한옥마을, 남양주시 조안면, 청송군 부동ㆍ파천면, 상주시 함창ㆍ이안ㆍ공검면, 강원 영월군 김삿갓면, 충북 제천시 수산면) * 증도가 슬로시티 박탈되었다고 하던데, 맞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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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1(금), 봄이 찾아온_쌍계사 십리벚꽃길

 

 

쌍계사 십리벚꽃길을 수식하는 말은 아름답다라는 말로도 부족하다. 차라리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쌍계사 십리벚꽃길이라고 해야 할까... 벚꽃으로 유명하다는 진해 군항제는 가보지 않았고, 벚꽃관련해서는 여의도 벚꽃축제나, 학교 뒤 벚꽃길, 잠실 석촌호수 벚꽃길인데, 쌍게사 십리벚꽃길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워서이다. 벚꽃이 피는 이 한철장사를 위해 진해나 여의도에 온갖 마케팅이 난무한다면, 구례-하동으로 이어지는 십리벚꽃길은 그냥 딱 '자연'이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 이라고 붙혀진 나무 표지판이 전혀 부끄럽지 않은 곳.

 

딱 이 맘쯤이 되면 항상 생각난다. 이제는 곳곳에서 밀려드는 인파가 많아, 주말에는 갈 엄두가 안 날만큼 유명해졌다. 그래서 금요일 아침 7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갔는데, 아침엔 미세먼지인지 안개가 자욱해서 앞이 보이지 않아 벚꽃이 안 핀 줄 알았는데 왠 걸! 10시쯤 되자 햇빛이 쨍해지더니 만개한 벚꽃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 날짜 잘 잡아서 온 것이었다. 서울에서 급하게 나오느라 카메라를 안 가지고 온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 ㅠ ㅠ 그래도 내 오래된 핸드폰으로도 이 만큼 찍혔으니...만족 ^^

 

벚꽃나무 1200그루, 복숭아 나무 200 그루를 6km 길을 따라 직접 심은 것, 벌써 50-70년 된 고목들이다. 개나리, 야생녹차밭이 이루는 색의 조합은 정말 ... ! 아 무슨 표현이 좋을까.

 

혹시나 광양 매화꽃까지 볼 수 있을까 해서 매화축제현장까지 갔는데 매화꽃은 이미 저버린지 오래였다. 그 때가 12시 안 되었을 때였는데 돌아오는 길에 쌍계사로 들어가는 길은 이미 엄청난 차가 기다리고 있어, 아침 일찍 서둘러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든지 사람이 너무 많으면 그 감흥은 떨어져버리니까... 다음 주에 가면 벚꽃잎이 흩날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내년에 다시 올게 ^^

 

돌아오는 길에는 압록의 참게탕을 먹고 돌아왔다.

 

 

▼ 사진으로만으로 힐링이 되는 벚꽃 사진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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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3.28(월), 아름다운 경복궁의 저녁_경복궁 야간개장

 

경복궁과 창덕궁 야간개장이 아름답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워낙 표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들어서 시도도 안했는데 우연히 인터파크에 들어갔다가 모두 매진인 가운데 바로 다음날인 월요일 표 2장이 딱 남아있어서 재빨리 예약에 성공했다! 

외국에서 친구가 오는 것이 아니면, 경복궁 안을 들어가서 구경하는 일이 많지는 않아  낮의 경복궁을 본 것도 오래된 것 같은데, 밤의 경복궁을 보게 되다니 !  

 

경복궁 근처 진입과 동시에 보인 것은 경복궁 뒤로 보이는 서울성곽(한양도성)길의 조명! 물론 서울성곽은 야간에는 출입하지 못하겠지만, 경복궁을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경복궁 안으로 들어가니 조명과 어우러져 낮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 이어졌다. 사실 그 시대에는 밤에는 그냥 조명없이 깜깜한 밤이었겠지만 ㅎㅎ 특히, 경회루 앞에서는 탄성이 이어졌다. 연못에 비친 경회루... 아 진짜 조선시대에는 어두운 가운데 달빛이 비치고, 벌레우는 소리만 들리는 그런 느낌이었겠다!

 

서울, 진짜 사람 바글버리고 회사에서 스트레스 받을 때는 모두 버리고 떠나버리고 싶다가도, 확실히 서울이라는 도시가 주는 매력적인 부분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이러한 역사적 현장에 함께 산다는 것. (남대문 재건공사나 국보 등의 보수공사하는 꼴 보면 정말 열받지만) 1년에 몇 번 방문하지 않더라도... 이렇게 한 번씩 와서 다시 한 번 느끼는 게 좋다 ^ ^

 

임진왜란, 화재, 일제강점기 등을 겪으면서, 사실 어마어마한 경복궁의 역사와 규모가 옛 그대로 보존되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인 것 같다.

 

경복궁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깊이 알지 못하고, 그냥 '아 좋구나' 느끼기만 하고 돌아왔다. 다음 번에는 가이드 투어를 받고 싶다. 외국에 나가서 문화체험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잘 아는 것도 굉장히 필요하다.

http://www.royalpalace.go.kr:8080/

 

 

 

▲ 경복궁 뒤로 서울성곽에 조명이 마치 산불이 난 것처럼 들어온 모습이 멋지다.

 

 

 

 

▲ 조명이 비친 근정전의 모습. 뭔가 인위적인 느낌이 ? 근정전은 낮이 더 멋있는 것 같다.

 

 

▲ 지붕 위의 장식기와를 담고 싶었는데 잘 보이지 않네. 건물 사이사이 겹쳐진 모습이 멋있다.  

 * ‘장식기와’ : 궁궐에 불이 나지 않도록 지켜주는 상상의 동물들이 지붕을 지키고 있는 셈이지요. 지붕 맨 위 좌우 끝에 있는 장식기와를 ‘취두’라고 해요. 취두 아래로 내려오면 ‘용두’가 있어요. 취두와 용두는 용의 모양을 하고 있지요. 그리고 용두 앞으로 나란히 줄지어 있는 것들이 ‘잡상’입니다. 잡상은 소설 서유기의 주인공인 삼장법사, 손오공, 사오정, 저팔계 등 상상의 동물들로 되어 있어요. 줄지어 선 잡상 아래를 보면 추녀 끝에 끼워진 ‘토수’가 있어요. 토수는 용의 모양을 하고 있지요. (경복궁 홈페이지)

 

 

 

▲ 조명들어온 경회루. 경주의 안압지가 생각났다. 물과 대칭을 이루는 완벽한 모습

 

 

 

 

▲ 호수에 비친 경회루 그림자 모습

 

 

 

 

 

▲ 밤이 되니 더 극명하게 보이는 서울의 현재와 과거.

 

사람이 아주 많을 줄 알았는데, 야간개장 첫 날이고 월요일이어서인지 아니면 내가 9시쯤 찾아가서 그런지 한적하고 좋았다. 다음에도 또 오고 싶다. 봄이 되어가니 돌아다닐 곳이 많아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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