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6.17(금)_느낌있는 Galle에서의 느낌있는 하루.

 

여행 떠나기 직전까지 갈 지 고민했던 Galle. Nuwaraeliya는 꼭 가려고 했으니까 포기할 수는 없었고. 짧은 휴가에 긴 이동시간을 쓰느냐 마느냐로 계속 고민했었다. 유럽같은 느낌이 있다고 하는데, 유럽을 안가본 것도 아니고, 남부지역이 우기이기도 하고 바다를 그렇게 좋아하는 것도 아니어서 더 고민했던 것 같다. 그런데 뭐, 스리랑카 왔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다 추천하니까, 긴 이동시간을 감내하고서도 왔는데. 아 오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안 왔으면 후회할 뻔은 아니겠지. 안 왔으면 또 나름 전의 여행지들에서 더 여유롭게 다녔을 거니까.)

Galle 시외에서 숙소를 잡고 있던 사람의 생각으로서는 Galle 자체보다는 Old Town 안과 밖으로 느낌이 나누어진다는 생각이다. Old Town 밖은 그냥 다른 스리랑카 도시들과 좀 비슷한 느낌이었다면, Old Town 안은 뭐랄까... '그냥 느낌있다' 라는 말로 표현을 해볼까. 옛 식민지 아픈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건물들을 그대로 활용하여, 가게도, 집도, 관공서도, 호텔도 그대로 있다. 나무도 어마어마한 나이의 나무들이 그대로 있고, Fort도 그냥 그대로 남아 있다. 과거의 것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장소에 지금 사람들이 들어와서 일도 하고, 생활도 한다. 유럽식민시대의 잔존물이지만, 그것들이 더 스리랑카 사람들과 더 잘 어울리고, 오히려 찾아오는 유럽사람들은 그냥 남의 집에 불쑥 찾아온 관광객의 느낌이다.  

 

첫번째 날 오후와, 둘째날 전일을 갈레포트 안에서 보낸 소감으론. 생각보다 가게들이 많이 없고. 생각보다 심심하다. 비가 갑자기 엄청 많이 와버려서 둘째날은 산책도 많이 못해서 더 그렇다. 아 현지인들이 지나치게 말을 많이 걸어서 여행후반대라 좀 피곤했다. 후회되는 건  우기였으니, 1박 2일 정도만 이 도시에 있고, 마지막 1박은 콜롬보에서 할 걸 그랬나는 생각도 든다. 하루정도 느낌을 느끼다가 떠나도 좋을 도시인 것 같다. 그래도 오기를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들고. 특색있는 곳이었다. 마지막 날 저녁이 스리랑카 1주일 여행 중 가장 맛있게 먹었다. 미쳐 ㅋㅋㅋ 나의 여름휴가의 마지막 밤은 갈레의 아망갈라 호텔 라운지에서 장식했다. 이 호텔은 예전에 네덜란드 군기지가 있던 곳인데, 식민지 이후에 140년간 호텔로서 영업을 해 오고 있는 곳이다. 숙박은 1박에 50만원이 넘는다는데, 나는 라운지에서 와인만 한잔했다. 한 잔에 15달러 정도 했던 듯. 근데, 지금이 진짜 진짜 비수기라서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한 200평은 되어보이는 라운지에 나 혼자 앉아서 비 내리는 야경을 보며 와인도 마시고, 마음껏 사진도 찍었다.  

 

기억에 남는...갈레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 우기라서 비바람이 엄청 불던 갈레

 

 

 

 

▲ Galle Old Town의 지도. ▼ 아래는 주요 건물을 예쁘게 지도에 표시했다. 엽서 사오고 싶었는데 너무 비쌌다.

 

 

 

 

 

 

 

▲ 지금은 Court로 쓰고 있는 건물. 예전에 뭐였는지 잊어버렸다. 진짜 안이 허술한데, 사람들이 여기서 재판이나 민원업무를 보고 있는 것이 밖에서 보이니 신기했다.

 

 

 

 

 

 

 

▲ 등대 근처에 있는 이슬람 사원. 하얀 건물이 바다랑 잘 어울린다.

 

 

 

 

▲ 어마어마하게 크던 나무. 나무 밑에서 현지인들이 쉬고 있는데, 내가 가니 너무나 쳐다봐서... 더 앉아있을 수가 없었다. 한 낮에 유일하게 시원한 곳이었는데.

 

 

 

 

 

 

 

 

▲ 올드타운 안의 건물들. 근데, 이제 현지인들 소유의 건물은 점점 줄어들고, 외국인들이 건물을 사들이고 있다고 한다. 70퍼센트가 외국인 소유 부동산이라고.

 

 

 

 

 

 

 

 

 

 

 

 

 

 

 

 

▲ 여기에 웨딩촬영을 하고 있는 예비 신랑신부들도 참 많다. 역시 웨딩촬영기술도 우리나라가 좋다.

 

 

 

 

 

 

 

 

 

 

 

 

 

 

 

 

 

 

 

 

 

 

 

 

▲  학생들이 단체로 수학여행을 온 것 같다. 이 날은 학생들이 정말 많았다.

 

 

 

 

 

 

 

 

 

 

 

 

▲ 갑자기 지나가는 뚝뚝이 ㅎㅎㅎ

 

 

 

 

▲ 어두워지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 그대로 가옥을 보존한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다. 여기에도 손님이 나 홀로.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이렇게 크다니. 어딜가든 혼자 관광객이니 그것도 조금 심심하다.  

 

 

 

 

 

▲ 스리랑카에서 유일하게 만족하며 먹은 음식이 이거라니... ㅠ ㅠ ㅋㅋㅋㅋ

 

 

 

 

▲ 비가 갑자기 쏟아져서 남의 집 건물 밑에서 멈출 때까지 기다리기.

 

 

 

 

▲ 아망갈레 호텔에 와인 한 잔 하러 들어왔다. 손님이 아무도 없길래 사진 찍으러 돌아다니기.

 

 

 

 

 

 

 

 

 

 

 

지난 7일 참 행복했다. 이제 내일이면 떠나야 할 때. 운치있는 곳에서 좋은 와인과 느긋한 시간. 행복했던 스리랑카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Posted by 돌돌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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